이른 봄철에 잠깐 싱그럽게 피었다가~
짧은 순간에 금방 사라져 버리는 아쉬운 꽃,..
그러나, 최근 서울 날씨가 계절에 맞지않게 추웠었던 덕분(?)인지,
예년보다 이 싱그러운 꽃을 오래 볼 수가 있어서
내 마음도 덩달아 싱그럽고,.. 덜 아쉽다.....
백목련
박후식
소복한 여인의 속살이
이리 곱던가.
섬진강 아침 물살에
가슴을 담그고
비어질 듯 부풀은
푸른 달빛,
소복한 여인의
귓불이 저리 곱던가.
▣ 박후식 詩人의 해설
다듬이질이 잘된 무명옷의 긴 저고리는 아련한 추억과 검박한 느낌을 준다.
눈이 부시도록 풀이 잘 묵은 옥양목 저고리는 한결 미려(美麗)한 맛을 느끼게 한다.
그런가 하면 구김살 하나 없이 잘 다려진 한심세모시의 날렵한 저고리는 가히 한복의 품위를 보여주고 있다.
목련을 보고 있으면 그것도 자홍색이 아닌 하얀 목련을 보고 있으면, 노란 꽃씨가 송이 안에
소담스레 담겨 있는 것을 보면 그 우아한 모습과 자애로운 숨결에 감탄하게 된다.
목련의 아름다움은 다른 꽃의 시새움을 용납하지 않는다. 목련은 예로부터 물이 맑은 마을에서 자랐나보다.
달빛과 함께 서로의 고움을 자랑하면서 말이다. 목련은 달빛 아래서 보면 그 아름다움이 한층 완숙해
보인다. 향기는 마을 어귀까지 맑고 차갑게 퍼져온다. 섬진강 아침 물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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