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산문의 만남

아름다운 질주 ..... 시인 박후식 '산문'을 만나다

warmdoctor 2010. 4. 21. 16:14

 

[ 시인 박후식 ‘산문’을 만나다 ]

 

광주일보 신춘문예  ·  한국문학 신인상 으로 등단.
세번째 시집이어  산문집  ‘도시의 저쪽펴내.

“나는 오늘도 달리고 있다. 다른 사람 눈에는 그것이 무슨 달리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끝없는 나의 공간을 달리고 있다.

(중략) 나는 언제까지 달리기만 해야 할까. 어쩌면 질주보다 아름다운 무너짐이 더 쾌적할지 모른다.” (‘아름다운 질주’ 중에서)

광주일보 신춘문예와  1978년 ‘한국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박후식(77) 시인이 산문집 ‘도시의 저쪽’ (월간문학 출판부)을

펴냈다. 1998년 첫번째 시집 ‘바다 그리고 사랑’ 이후 세 권의 시집을 냈지만 산문집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후식의 시가 있는 산문집’이라는 부제를 단 이번 산문집은 ‘시와 산문의 만남’, ‘내 놀던 옛동산’ 등 5부로 나눠

자신이 쓴 시에 대한 소개와 ‘영원한 울림’으로 남은 명시들에 대한 해설과 감상을 담았다.

첫 글 ‘시와 산문의 만남 1·2’에서는 시인의 시가 쓰이게 된 배경과 시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내 놀던 옛 동산’에서는

시인이 글을 시작할 때부터 최근까지 산문이라는 이름으로 써 왔던 글들을 한데 모았다.

제4부 ‘영원한 명시의 고향’에서는 아름다운 우리의 정서와 맑은 시혼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시의 해설과 감상을 담았으며,

교직에 있으면서 느낀 교수·학습 그리고 수업에 대한 감회와 소신을 적은 글과 버리기 아까운 글을 ‘자투리 글’로 엮었다.


 

박씨는 “글을 마치고 나니 마치 고향의 어귀에 와 있는 느낌이다”며 “도시의 저편, 바닷가 언덕처럼 시가 있는 산문집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완도 출신인 박씨는 고흥여중·화순중 등에서 교장을 역임했고, 한국문인협회·한국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05년에는 [ 광주문학상 ]을 수상하기도 했다.

...... 위의 글은  광주일보  김대성 기자 님의 기사 입니다 : 2010년 04월 29일 (목).

 

 

 

아름다운 질주    

      

박후식 

 

 

나는 오늘도 달리고 있다. 다른 사람 눈에는 그것이 무슨 달리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끝없는 나의 공간을 달리고 있다. 때로는 아름다운 숲길을, 때로는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바다 저쪽으로 마냥 달리고 있다. 어깨 위에 촉촉이 비가 내릴 때도 있다. 가랑잎이 뚝뚝 떨어질

때도 있다. 하얀 눈이 내릴 때도 있다.

 

달리다 보면 산 속 빈집에 와 있을 때도 있다. 빈집에는 아무도 없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냥 비어 있을 뿐이다. 갑자기 먼 곳에서 찌익 소리를 내며 자동차가 넘어지고 있다.

두 선을 긋고 있다. 바퀴 하나가  어디론가 굴러가고 있다.

 

나는 언제까지 달리기만 해야 할까. 어쩌면 질주보다 아름다운 무너짐이 더 쾌적할지 모른다.

아름다운 추락, 그 알 수 없는 해체에는 처음부터 존재가 거기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무너진다는 것, 그리고 어디론가 흩어져 돌아간다는 것, 그것은 공(空)의 영역이다.

 

질주든 무너짐이든 아름다운 행려(行旅)에는 언제나 아쉬움이 그 안에 숨어있다.

누군들 아쉬움이 없으랴만, 그렇다고 그 아쉬움을 피해 갈 사람도 없다.

비가 내린다. 나는 그 가랑비에 섞여 먼 산을 본다. 생각하면 질주든 무너짐이든 그것은

하나의 선상에 있다.

 

----- 2010년 4월 [ 월간문학 출판부 ]가 펴낸,

          詩人 박후식의  詩가 있는 산문집  [ 도시의 저쪽 ] 中의  아름다운 질주에서.

 

 

 

------ 아래의 내용은,  한국인터넷문학방송

          ( http://www.dsb.kr/detail.php?number=7590&thread=12r04http://www.dsb.kr/detail.php?number=7590&thread=12r04 )

          실린 내용입니다 (201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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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저쪽

도시의 저쪽 
박후식 산문집 / 월간문학 출판부

 

  글을 마치고 나니 고향의 어귀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홀가분하다. 바닷가 언덕처럼 시가 있는 산문집, 어쩌면 나의 작은 소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같은 소망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 다만 이것들이 서로 섞이거나 동행하면서 아름다운 숲의 쉼터로 남아 있었으면 싶다. 
  첫 글인 '시와 산문의 만남' 에서는 시가 쓰인 배경과 시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내 놀던 옛 동산' 에서는 아주 옛날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산문이란 이름으로 써 왔던 것을 한데 모았다. 그리고 ·영원한 명시의 고향' 에서는 아름다운 우리의 정서와 밝은 시혼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았으며, 마지막에는 몇 개의 '자투리 글' 을 글 끝에 올렸다. 
  나는 고향의 하늘을 좋아한다. 변함없이 고향을 지켜보고 있는 하늘이 좋다. 그 아래 사는 산과 마을과 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나는 좋다. 사랑하고 사랑을 받았던 도시의 저쪽에 자리한 우리의 것들, 그 희로애락들, 사랑과 그리움들‥‥. 이런 것들이 문명의 오만에 밀려 자꾸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다. 그것들에 섞여 떠나고 있는 인간의 뒷모습이 안타깝다. 
  건물은 높아지고 그늘은 더 깊어지고 있다. 비좁고 옹달진 곳에서는 어린 풀꽃들이 햇빛을 향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들여다보면 볼수륵 작은 생명의 항거가 아름답다. 
박후식, 머리글 <시가 있는 산문집> 중에서


     - 차    례 -

머리글 | 시가 있는 산문집

1 시와 산문의 만남
산골
기적 소리
백목련
신록
강진만
골드코스트 해변
미당 생각
손금
빈집
아내의 창


그리움
겨울 들꽃
청룡리 가는 길
교실에서
우리는·····

2 시와 산문의 만남
일몰
가을 잎 하나가
강아지풀
가을 편지
수련
소녀
극락강역 풀꽃
만남
금성산성
무등산 너덜겅
홍시 유감
사모곡
집으로
눈의 산책
시집 보내던 날

3 내 놀던 옛 동산
갈색시집
두 친구
아름다운 질주
내 놀던 옛 동산
선운사 계곡
금호동 우체국
동백나무 이야기
국도 1호선
쿠바의 침몰
지평 끝에 부는 바람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해운대의 달
예도유전
만남의 긴 여울목
시인 고정희
어느 토요일
다듬이 소리
청마 생각

4 영원한 명시의 고향
별 헤는 밤_윤동주
향수_정지용
진달래꽃_김소월
님의 침묵_한용운
난초_이병기
가고파_이은상
모란이 피기까지는_김영랑
신부_서정주
나그네_박목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_신석정
전라도 길_한하운
광야_이육사
가을의 기도_김현승
사슴_노천명
혼야_이동주
풀_김수영
꽃_김춘수
멸입_정한모
봄비_이수복
꽃_박양균

5 자투리글
시집『손금』이야기
모란의 시인 김영랑
「떠나가는 배」의 박용철
교수·학습 그리고 수업
국어과 수업에 관한 몇 가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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