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의 내용은 월간 [ 좋은생각 ] .. '정용철의 마음 풍경' 에 실린 글 입니다.
어떤 관계 34 회 | 2012-10-29
내가 가장 좋아하는 농산물은 고구마다.
고구마는 봄비 맞으며 줄기를 이랑에 꾹꾹 눌러 심어 놓으면
여름에 자라 가을이면 캐 먹는다,
가을에 캔 고구마는 방 한쪽에 둥지를 만들어 넣어두고,
우리는 겨울 내내 그것을 주식과 간식으로 맛있게 먹고 또 먹었다.
왜 나는, 지금도 고구마에 이렇게 집착할까?
내가 고구마에 들인 정성 때문이다.
벼나 보리 농사는 규모가 크고 까다로워 내 영역이 아니었다.
그러나 고구마 농사는 심고 물주고 김매고 기다리고 몰래 캐먹기도 한, 내 일이었다.
우리에게 먼 것들은 나의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것들이다.
정성을 들이면 그만큼씩 나와 관계가 이루어진다.
이 가을 마음이 허전하고 모든 것이 멀게 느껴진다면,
무언가에 정성과 시간을 들인 적이 언제였는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글ㆍ정용철
'詩와 산문의 만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후식 詩人 5번째 시집 발표 ... 시인동네 (0) | 2017.03.03 |
---|---|
박후식 시인의 네번째 시집 '흐르는 강' ... 해설 (백인덕) (0) | 2013.03.08 |
삶의 자세 ... 찰스 스펄전 (Charles Haddon Spurgeon) (0) | 2012.10.24 |
고맙다, 철없던 순간들 ..... 고도원의 아침편지 (0) | 2012.10.20 |
나의 0 순위 (0) | 2012.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