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뉴스

독한 감기가 독감? ...... 우리들내과 김원영

warmdoctor 2013. 10. 3. 08:51

 

...... 아래의 기사는 [ 사랑방신문 ]에 실린 내용 입니다.

 

독한 감기가 독감?

사랑방신문|기사게재일 2013.10.02

 
김원영
김원영 사랑방칼럼

 

환절기(換節期)다. 계절이 바뀌는 3~4월, 10~11월인 환절기는 사춘기(思春期)와 같이 불안하고 변화도 심하다.


환절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감기인데, 일교차가 심한 요즘에 걸리기 십상이다. 감기는 200여 가지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에 생기는 감염 증상으로 재채기, 콧물, 코막힘, 목아픔, 기침, 가벼운 열, 두통, 근육통이 나타난다. 어른은 일 년에 2~4회, 아이들은 6~10회 감기에 걸릴 정도로 흔하다. 급성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폐렴 등 합병증이 생기지 않으면 특별한 치료 없이도 푹 쉬면 저절로 좋아질 수 있는 질병이다. 우리가 먹는 감기약은 두통과 몸살을 완화시켜주는 해열제, 기침을 억제하는 진해제, 가래를 제거해주는 거담제, 콧물·재채기를 잡아주는 항히스타민제 등이다.


주사 한 방으로는 감기를 치료할 수 없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기침을 할 때는 손으로 가리지 말고 팔로 가리거나 머리를 숙여 아래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감기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10일 이상 지나도 좋아지지 않고 악화된다면, 38.5℃ 이상의 고열 또는 식은땀과 오한, 심한 피로감과 두통, 호흡 곤란, 지속적인 기침, 배가 아프거나 토한다면 다른 질환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잘 낫지 않거나 자주 반복되는 감기, 즉 심한 감기는 감기가 아니다.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지만 독한 감기가 절대 아니다. 뿌리가 다르다. 원인과 치료법이 모두 다르다는 말이다. 매년 10월에서 5월에 유행하는 독감은 38.5℃가 넘어가는 고열과 몸살이 특징이다. 콧물, 코막힘, 기침, 목아픔 등의 감기와 같은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독감으로 수십만 명이 숨진다. 1918년에 유행한 스페인 독감은 세계 인구 3분의 1을 감염시키고, 제1차 세계대전 때 사망(900만 명)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30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갔다. 1957년 아시아 독감 때는 100만 명, 1958년 홍콩 독감 때는 70만 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 암에 의해 인류가 멸망하지는 않지만 독감에 의해서는 멸망할 수 있다. 특효약이 없는 감기와 달리 독감에는 항바이러스제가 효과가 있다. 먹는 약으로는 타미플루, 흡입제 리렌자로타디스크, 주사제로는 페라미플루가 있어 고열이 난 후 48시간에 쓰면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작년에는 약제에 대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었다.


병은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0여 종 이상의 바이러스에 의해 생겨 예방백신을 만들 수 없는 감기와 달리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서만 발생해 예방백신이 있다. 그러나 매년 유행하는 균주가 다르기 때문에 일 년에 한 번씩 접종해야 한다. 예방백신은 근육주사와 코에 스프레이로 뿌리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기존 면역주사에 효과가 낮은 65세 어르신들을 위한 고용량 예방백신도 있다. 예방백신의 효과는 접종 후 2주 뒤부터 나타나 수개월에서 1년간 지속된다.


자동차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낸 자동차 보험료를 아까워하지 않는 법. 독감 예방접종은 책임보험과 같다.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10월이 가기 전에 맞아야 한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거주지역 근처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독감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 계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 마다 소아 필수 예방접종처럼 가까운 병원에서도 무료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정책하는 분들도 바뀌어야 한다. 막연한 구호보다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