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의 내용은 성균관의대 김호덕 교수님의 글로서
[ 성균웹진 ] 전규현 기자 님의 편집기사 입니다.
[ 커피와 소화기질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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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호덕 성균관대 의대 교수 (심혈관세포생물학, 생활습관병 전공)
Friedman 등은 30-59세의 남녀 3만6천656명을 전향적으로 추적 조사하여 알코올과 커피는 모두 위산분비를 자극하지만 위궤양과는 명백한 관련성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1974년 Lancet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종합 의학학술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하였다. 그러나 Paffenbarger 등은 학생시절부터 장기적으로 커피를 마신 1만1천여 명, 흡연자 2만3천여 명을 비슷한 방법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커피를 마시거나 흡연하는 경우, 후에 위궤양 발생위험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이나 비흡연자에 비해 1.4배 높았다.
두 연구는 모두 위궤양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헬리코박터(Helicobacter pylori)가 발견되기 전에 이루어진 것이며 주로 설문조사에 의존하여 그 결과를 분석한 것이므로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는 서로 상반된다. 커피와 소화성궤양 또는 위암에 대한 상관성은 현재에도 연구자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1. 커피와 위궤양(소화성궤양) 소화성궤양(peptic ulcer)이란 쉽게 말하면 위(胃) 또는 십이지장의 표면을 덮는 상피조직이 스트레스, 과음, 약물복용(아스피린 등) 등으로 손상을 입어 염증을 일으킨 상태이며 주로 상복부 팽만감, 복통, 소화불향, 불안, 불면증 등이 수반된다. 양성 질환으로 치료는 비교적 잘되지만 재발률이 높다.
위 분문부(cardia), 위저부(fundus), 체부(corpus), 유문부(pylorus) 등으로 나누며 성인의 내용적은 500cc 정도이다. 분문과 유문에는 각각 괄약근(sphincter muscle)이 있어서 위내용물의 (식도 쪽으로) 역류를 막아주며 소화되기 전 위내용물의 (십이지장 쪽으로) 이행(transit)을 막아준다. 위 표면에는 점액과 중탄산염으로 이루어진 점액성 방어막(mucus barrier)으로 덥혀 있어서 펩신이나 위산으로부터 자신(표면상피)을 보호한다. 점액성 방어막은 아스피린이나 알코올 등으로 잘 파괴되므로 아스피린이나 알코올을 장기복용하면(화학적 스트레스) 위궤양 발생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그러나 위점막은 5-7일을 주기로 재생(턴오버, turnover) 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불가피하게 과음을 해야 한다면 적어도 재생기간 동안은 알코올 섭취를 자제하라는 얘기다. 이와 같이 스트레스나 헬리코박터 등으로 위산, 펩신과 같은 위점막 공격인자와 점액, 점막혈류 등 방어인자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 위궤양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커피 카페인은 위산분비를 촉진한다. 따라서 단순히 생각한다면 커피는 위산분비를 자극하여 위벽에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1980-83년 사이 노르웨이에서 실시한 횡단연구와 1982-94년 사이 덴마크에서 실시한 추적조사 연구 결과를 보면 이와는 아주 다르다. 커피 카페인 또는 카페인 없는 커피는 위나 장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흡연습관이 위, 십이지장 궤양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이 남성에서는 흡연양이 많아질수록 위궤양 발생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Brenner 등은 위궤양 환자 44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경우 헬리코박터 감염은 현저히 증가하였으나 알코올섭취는 의외로 헬리코박터 감염을 억제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간과한 것은 헬리코박터와 커피섭취 사이의 시간적인 상관관계이다. 헬리코박터에 감염되면 위의 기능이 떨어지므로 자연히 커피섭취량도 감소할 것이므로 커피섭취량만으로 헬리코박터 감염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Moayyedi 등의 3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알코올이나 커피는 헬리코박터 감염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었으며 흡연양이 중요한 위험인자임을 시사한다. 커피섭취와 헬리코박터 감염 사이에는 상관성이 없다는 이와 같은 결과는 다른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이상과 같이 커피와 헬리코박터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이론이 많지만 커피섭취량과 헬리코박터 감염 사이의 상관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좀 더 우세한 것 같다.
2. 위암 위암은 한국인 성인 남성에서 발생하는 모든 암 중 1위이며 여성에서는 갑상선암, 유방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40대 이후에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위암 발생의 중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식습관이다. 쌀밥을 위주로 하는 식사, 과다한 염분섭취, 질산염이 포함된 가공식품, 불에 태운 음식 또는 훈제식품, 매운 음식, 뜨거운 음식, 헬리코박터 감염, 위선종(gastric adenoma) 등은 중요한 발생인자로 꼽히며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발생위험도를 높인다. 특히 헬리코박터는 위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을 경우 암발생 위험을 현저히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유나 녹황색 야채 섭취는 위암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를 마셨을 때 복부증상(응결감, 일시적 통증 등)을 경험한 경우를 자주 본다. 이와 같은 현상은 커피 카페인에 의한 위액분비 증가, 하부식도 괄약근압 저하로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러한 현상과 위암발생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논란이 많다.
그런데 미국 국립암센터와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남자 28만6천402명, 여자 19만5천161명을 대상한 공동연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이 연구결과에서 주목할 것은 뜨거운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면 위 분문부에 암이 발생할 상대 위험도는 (하루 1잔 이하에 비해) 1.5배 높아지지만 분문부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암 발생이 감소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위암발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헬리코박터 감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등을 조사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이 연구의 중요한 결점이자 한계이다.
Botelho 등은 23개의 서로 다른 연구를 모아 메타분석한 결과 커피섭취로 인하여 위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경우에 위암이 발생할 가능성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Bidel 등도 6만 여명의 핀란드 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커피섭취와 위암 위험도 사이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이상의 결과들은 커피섭취와 위암발생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도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카페인이 다핵방향족 돌연변이 유발인자(polycyclic aromatic mutagens)의 효과를 완화하거나 커피의 항산화작용 등이 암발생을 억제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커피에 포함되어 있는 천 가지 이상의 화학물질 중 어떤 물질이 암발생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것은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이다. 편집 | 성균웹진 전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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