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박종욱
우리는 지나온 시간에 기대어 저마다 추억에 잠길 수가 있습니다.
어릴 적 계집애들의 고무줄을 끊던 재미,
소풍가서 똥그래진 눈으로 보물을 찾던 야릇함,
해가 저물 때까지 축구하며
주위가 온통 깜깜해져야만 집에 돌아와 골아떨어지던 날,
그때 우린 지금의 나날을 상상이나 했을까.
----- 1990년 6월.
----- 2010년 4월 [ 월간문학 ]이 펴낸, 詩人 박후식 님의
詩가 있는 산문집 [ 도시의 저쪽 ] 中에 실림.
해설내용;
시란 어쩌면 까다롭게 쓰여진 것보다는 이렇게 생활의 내면에서 그냥 건져와야 할 것도 같다.
제목은 '우리는......'이지만 초등학교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생각해 보고 있는 것 같다. 고무줄을 끊던 일,
축구하다 늦게 돌아와 곯아떨어지던 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들이 오늘의 담장 너머로 그려져 있다.
이 시의 핵심은 끝 연의 '그때 우린/ 지금의 나날을/ 상상이나 했을까'의 석 줄에 모아져 있다.
철없고 분방했던 어린 시절이 누구에게나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좋아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릴 때의 생각과 장성해서의 생각은 살아가다 보면 더 발전해 나갈 수도 아니면 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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