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박후식
솔씨 하나 떨어져 바람에 뒹굴더니
또르르 눈물 되어 바위틈에 박히더니
거기 몸 풀었구나
가파른 언덕배기
빈 몸으로
태어나서
바람 앞에 서 있구나
바위 끝에 발목
틀고 바다와 함께 서 있구나
------ 박후식 시집 [ 손금 ] 중에서.
극락역 풀꽃
박후식
극락역 한 쪽에
아직도
풀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랑이 너무 아팠기 때문일까
가을 햇살이
꽃술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은
사랑의 흑점이
가슴을 너무 조였기 때문일까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낯선 길목에서
어쩌다 풀꽃처럼 만나 서로의 눈을 주고받는 것인데
만나다 보면
그렇게 사랑하게 되는 것인데
간절함을 넘어
그리워함은
아직도
서녘 하늘에 작고 미련한 별이
극락역 풀꽃처럼 나부끼고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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