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소개 2

우리는...... 박종욱

warmdoctor 2008. 1. 17. 23:36

우리는......

                                                        박종욱 

 

우리는 지나온 시간에 기대어 저마다 추억에 잠길 수가 있습니다. 

어릴 적 계집애들의 고무줄을 끊던 재미,

소풍가서 똥그래진 눈으로 보물을 찾던 야릇함,

해가 저물 때까지 축구하며

주위가 온통 깜깜해져야만 집에 돌아와 골아떨어지던 날, 

그때 우린 지금의 나날을 상상이나 했을까. 

 

----- 1990년 6월.

 

----- 2010년 4월 [ 월간문학 ]이 펴낸,  詩人 박후식 님의

       詩가 있는 산문집  [ 도시의 저쪽 ] 中에 실림.

           

해설내용

         시란 어쩌면 까다롭게 쓰여진 것보다는 이렇게 생활의 내면에서 그냥 건져와야 할 것도 같다.

           제목은 '우리는......'이지만 초등학교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생각해 보고 있는 것 같다. 고무줄을 끊던 일,

           축구하다 늦게 돌아와 곯아떨어지던 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들이 오늘의 담장 너머로 그려져 있다.

           이 시의 핵심은 끝 연의 '그때 우린/ 지금의 나날을/ 상상이나 했을까'의 석 줄에 모아져 있다.

           철없고 분방했던 어린 시절이 누구에게나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좋아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릴 때의 생각과 장성해서의 생각은 살아가다 보면 더 발전해 나갈 수도 아니면 달라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