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의 시는 [한국시인협회] '한 밤의 시' 중에서 발췌한 내용 입니다.
그래도 한 평생 은혜로웠다이향아
새털보다 가볍게 나는 가련다그래도 한 평생 은혜로웠다가시덩굴 쑥굴헝이 발목을 막고,칠흑의 뻘밭에서 헤매기도 했지만돌아다보면 정금이었고 훈장이었다높은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처럼 나는 지금 설렌다씨앗이 껍질을 뚫고 싹을 틔우듯이무거운 몸은 버리고 간다평생을 맹목으로 떠받들던 몸질기고 집요한,가엽고도 소중했던 몸이었다산소호흡기로 멍텅구리 숨을 잇고 싶지는 않다바라노니 끝끝내 화려체로 우아하게,날 데려오신 이의 손길을 따라라스트 신이 아름다운 배우처럼 퇴장하련다내 뜨거운 피를 담았던 가슴유정한 이에게 주고 싶은 심장 하나 남겨 두고아름다운 산천을 바라보던 시력빛을 사모하는 이에게 눈동자는 남겨 두고열심히 살았던 한 인간의 존엄 두 주먹에 쥐고 가게못다 흘린 눈물로 마른 땅 젖게 두고못 다 부른 노래를 읊조리며 가게사랑하며 살아가기 쉽지 않은 세상에서그래도 마디마디 행복하였다‘잘 했다, 용하다’ 칭찬 받고 싶었는데용서 받지 못할 일 하나 둘이 아니다다시 시작한다면 잘 할 수 있으련만인생은 단 한 번 연습이 없다는 말뼛속 깊이 후회하며 숨이 멎을 것이다그래도 한 평생 감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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