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의 詩는 [ 한국시인협회 ] '한밤의 시' 코너에 실린 내용입니다.
바다 새
정성윤
만리포 사구에 앉아 있으니
날카로운 시간의 날에 마모되고 있는 나의 몸짓
어쩌면 몇 모금의 취기를 토해 내듯
어둠 속에 버려졌을 젊은 시절의 통증을
다시 한 번 기억해 내고 싶어
파도는 하얀 이야기를 꾸러미로 물고 온다
아주 오래된 고독의 부스러기 물속으로 흐르다가
파도를 닮아, 바다 새가 되어
하얀 꾸러미로 밀려온다
빛살에 먼 섬들이 떠내려가고 또 떠내려 오고
반짝 반짝 알몸으로 뒹구는 한 여름의 이야기들
이제는 내가 앉은 그 자리에 내가 있지 않음을
내일이면 투명인간처럼 날아가 버릴 내가 있음을
울퉁불퉁한 바람 한 가닥 돌무더기를 지나와
만리포에는 천리포가 또 백리포가 지나가고 있음을
하얀 파도는 바다 새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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