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박후식
설지않다
강아지와 햇볕이 장난을 친다
우체통이 서 있던 자리
아무나 보면
골목 한 구석에서 뛰어나와 꼬리를 친다
그놈, 천성인가보다
빨간 우체통이
허술한 세월의 문 앞에 서 있다
까마득하다
세상이 온통 쥐 잡듯 시끄러울 때
공부하다 말고 쫓겨 온 아들놈 군대 보내놓고
문 밖에 나가 옷가지 기다리던
어미 맘이 저러 했을까
우체통이 서 있던 자리
하얀 낮달 그림자
...... 2021년 9월 1일 광주매일신문과 광주문인협회가 공동발행한 문학마당 작품집 ' 광주抒情 ' (광주서정) 82페이지에
실린 박후식 시인의 시로 2018.10.30. 광주매일신문 '광주문협 문학마당' 코너에 소개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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