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소개 2

우체통 ...... 박후식

warmdoctor 2021. 9. 22. 12:11

 

우체통

                                           박후식

 

설지않다

강아지와 햇볕이 장난을 친다

우체통이 서 있던 자리

아무나 보면

골목 한 구석에서 뛰어나와 꼬리를 친다

그놈, 천성인가보다

 

빨간 우체통이

허술한 세월의 문 앞에 서 있다

까마득하다

세상이 온통 쥐 잡듯 시끄러울 때

공부하다 말고 쫓겨 온 아들놈 군대 보내놓고

문 밖에 나가 옷가지 기다리던

어미 맘이 저러 했을까

 

우체통이 서 있던 자리

하얀 낮달 그림자

 

 

...... 2021년 9월 1일 광주매일신문광주문인협회가 공동발행한 문학마당 작품집 ' 광주抒情 ' (광주서정) 82페이지에

    실린 박후식 시인의 시로 2018.10.30. 광주매일신문 '광주문협 문학마당' 코너에 소개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