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참회 정호승 나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 나무 한 그루 심은 적 없으니 죽어 새가 되어도 나뭇가지에 앉아 쉴 수 없으리 나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 나무에 물 한 번 준 적 없으니 죽어 흙이 되어도 나무 뿌리에 가 닿아 잠들지 못하리 나 어쩌면 나무 한 그루 심지 않고 늙은 죄가 너무 커 죽어도 죽지 못하리 산수유 붉은 열매 하나 쪼아먹지 못하고 나뭇가지에 걸린 초승달에 한 번 앉아보지 못하고 발 없는 새가 되어 이 세상 그 어디든 앉지 못하리 1950년 대구 출생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당선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새벽..